흰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밥을 먹고, 달달한 간식도 예전보다 줄입니다. 그런데 몇 달 뒤 다시 검사했는데 기대했던 만큼 수치가 내려가지 않으면 의아해집니다.
“잡곡밥까지 먹는데 뭘 더 해야 하지?”
저도 혈당 관련 내용을 찾아볼 때 처음에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살펴볼수록 한 가지 음식보다 하루 동안 혈당이 오르는 상황을 얼마나 자주 만드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당화혈색소는 특정 날의 혈당이 아니라 지난 몇 달 동안의 혈당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수치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밥의 종류만 계속 바꾸기보다 평소 놓치고 있던 생활습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잡곡밥보다 먼저 볼 것은 ‘하루 탄수화물’
잡곡밥이라고 하면 왠지 마음이 놓입니다.
흰쌀밥보다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좋고 혈당 관리 식단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잡곡밥 역시 탄수화물을 포함한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아침에는 잡곡밥을 먹고 점심 식사 후 커피와 빵을 먹고, 오후에 과일을 먹고, 저녁에는 고구마까지 챙긴다면 어떨까요?
각각만 보면 크게 문제없어 보이지만 하루 전체로 합치면 탄수화물 섭취량이 생각보다 많아질 수 있어요.
특히 떡, 빵, 면, 과자뿐 아니라 과일이나 고구마처럼 건강한 이미지가 강한 음식도 양이 많아지면 혈당 관리에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잡곡밥을 먹고 있는데 당화혈색소가 그대로라면 ‘무슨 잡곡을 먹을까?’보다 ‘하루에 탄수화물을 얼마나 먹고 있나?’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밥을 무조건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끼 밥의 양을 조금 조절하고 그 자리를 채소, 두부, 달걀, 생선, 살코기 같은 음식으로 채우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편해요.
2.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의외의 변수
운동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평소 많이 움직이는 사람과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내는 사람은 생활 패턴이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식사를 마치자마자 소파에 앉거나 바로 업무를 시작해 몇 시간씩 움직이지 않는 습관이 반복되기 쉽죠.
혈당 관리에서는 이런 ‘움직이지 않는 시간’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혈액 속 포도당이 증가하는데 근육을 움직이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거창한 운동부터 시작하기보다는 식사를 마친 뒤 잠깐이라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곳은 걸어가고, 식사 후 집 주변을 걷는 식으로 생활 속 움직임을 늘리는 것이죠.
여기에 빠르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면 혈당 관리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 운동을 한 번 했다는 사실보다 일주일 동안 얼마나 꾸준히 몸을 움직였는가입니다.
3. 밤늦게 먹는 습관도 한번 확인해보세요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저녁 이후의 식습관입니다.
낮에는 식단을 잘 지켰는데 밤이 되면 출출해서 과일을 먹거나 견과류, 고구마, 우유 등을 조금씩 먹는 경우가 있어요.
양이 적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습관이 거의 매일 반복된다면 하루 총 섭취량은 달라집니다.
또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간식을 찾을 기회도 많아집니다.
그래서 당화혈색소를 관리할 때는 아침과 점심만 기록하기보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무엇을 먹는지도 한번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며칠만 기록해도 생각보다 자주 먹고 있었던 음식이 눈에 들어올 수 있어요.
특히 체중이 많이 늘어난 상태라면 식사량과 야식, 활동량을 함께 조절하면서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숫자 하나를 빨리 낮추려고 하지 마세요
당화혈색소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밥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며칠 무리하다가 다시 원래 식습관으로 돌아가기 쉬워요.
잡곡밥을 먹고 있다면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 끼 양을 확인하고, 식후에는 조금 더 움직이고, 밤늦게 먹는 습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당화혈색소는 생활습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현재 수치와 당뇨병의 진행 정도, 체중, 복용 중인 약물 등에 따라 변화 폭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특히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다면 식사량이나 운동량을 갑자기 크게 바꾸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당화혈색소 1%를 낮추는 특별한 음식 하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습관들이 결국 수치에 반영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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